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 비해서 가장 빠른 시간에 이른바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됩니다.
우리 어르신들의 평균 수명이 늘어날수록 우리들은 부모님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초고령사회 이면에는 어르신들이 더 많은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는 슬픈 단면도 있습니다.
그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치매'입니다.
여러 정보들이 치매에 대해서 희망적인 소식을 전하기도 하지만, 의학적으로 판단한다면 안타깝게도 아직까지는 치매를 치료하거나 완전히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정기적인 검사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되는 치료를 한다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훨씬 더 행복하고 건강한 여생을 보내실 수 있습니다.
치매란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원인으로 인하여 인지능력과 관련된 뇌의 기능이 저하되어 기억력, 언어 능력, 판단력, 사고력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인지저하가 나타나고 이로 인하여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초래되는 질환을 말합니다.
자기의 물건을 어디다 둔지 몰라 한참을 헤맨다고 치매에 걸린 것이 아닐까 걱정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건망증으로 치매와는 구별이 됩니다.
건망증과 치매의 가장 큰 차이점은 건망증은 힌트를 주거나 나중에라도 집중을 하면 기억이 나지만 치매는 전혀 기억을 하지 못한다는 점입니다. 즉, 기억이 머리에 저장은 되었는데 다시 회상하기 힘들다면 건망증, 아예 저장 자체가 안되면 치매의 증상이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므로 치매 환자의 경우 잃어버린 기억에 대해서 누군가 다시 이야기를 해줘도 전혀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건망증이 더 심해질 수도 있습니다.
치매는 아니지만 같은 나이의 다른 분들에 비해서 기억력이 떨어져 있다면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라고 볼 수 있습니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지만 단기기억의 장애를 보이는 상태로 이런 경우 매년 10%정도가 치매로 발전한다는 보고가 있어 주의를 해야 합니다.
요즘은 치매도 조기발견과 조기 치료가 중요해져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조기에 인지장애에 대한 치료를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치매는 다음과 같이 크게 세 종류로 나뉩니다.
1) 알츠하이머 치매
치매의 원인 중 60~70%를 차지하는 가장 흔한 치매입니다. 노화에 의해서 뇌에 베타 아밀로이드 라는 독성 단백질이 축적되면서 기억을 담당하는 뇌세포를 파괴하여 발생합니다. 대개 측두엽이나 해마에 손상이 시작되어 점진적으로 뇌 전반에 손상이 퍼져나가는 진행을 보입니다.
2) 혈관성 치매
뇌혈관이 막혀 생기는 뇌경색, 뇌출혈로 인한 뇌손상 등 뇌혈관질환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치매가 혈관성 치매입니다. 서서히 진행하는 알츠하이머병과 달리 혈관성 치매는 인지기능 저하가 갑자기 시작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중풍을 앓고 나서 갑자기 기억력이 떨어지거나 언어능력이 저하되면 혈관성 치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치매의 증상과 함께 신경학적으로 편마비, 보행장애나 구음장애의 증상을 같이 보이고 MRI같은 뇌 영상 장치 뇌경색이나 뇌출혈부위를 확인 할수 있습니다.
3) 루이체 치매와 전측두엽치매
두 치매 모두 다른 치매에 비해서 더 젊은 연령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루이체 치매는 헛것이 보이는 환시, 파킨슨증상과 인지기능의 일주기 변화를 특징으로 하여 하루 중에도 어느 순간은 멀쩡해 보이기도 합니다. 전측두엽치매는 주로 뇌의 전두엽에서 터 뇌의 위축이 시작되는 치매로 기억력 장애보다는 말을 못한다든가 이해하지 못하는 언어장애와 창피하고 부끄러운 행동을 거리낌 없이 하는 행동문제가 초기에 나타납니다.
정상적인 뇌 단면(좌측)과 치매로 위축된 뇌의 단면(우측) 비교
아직까지 대개의 치매는 퇴행성 치매이며 완치하기 힘듭니다. 치료를 적절히 하더라도 치매의 진행속도를 늦출 수는 있지만 결국 점점 악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 중에도 완치가 가능한 치매도 있습니다. 바로 우울증, 갑상선 질환, 비타민 결핍증, 감염성 뇌질환, 수두증에 의해서 발생한 치매가 여기에 속합니다. 이 경우는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면 완치도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치매 증상이 있다고 해서 무조건 진행한다고 판단하기 보다는 정확한 감별진단을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치매의 증상은 크게 인지장애와 정신행동증상으로 나누어 설명할 수 있습니다.
1) 인지적 장애 증상 : 최근에 일어난 일이나 다른 사람과의 대화 내용을 기억하기 어려운 기억력 저하, 날짜를 잘 모르거나 평소에 익숙한 길을 생소하게 느껴 길을 잃기도 하는 지남력 저하와 집중력의 저하가 나타나고 심한 경우 방금 있었던 일도 기억을 못하거나 가까운 가족의 이름을 모르기도 하고 평소 알고 지내던 사람을 못 알아보기도 합니다.
2) 정신행동증상 : 초기 치매의 경우 인지저하를 인식하면서 우울증이 오기도 합니다. 치매가 더 진행하여 뇌의 손상이 늘어나면 판단의 문제가 생기면서 자신의 물건을 누군가 훔쳐갔다는 망상과 환청을 경험하기도 합니다. 식사를 거부하거나 야간에 돌아다니는 배회행동, 같은 질문을 반복하는 반복행동, 이유 없이 왔다 갔다 하는 불안과 초조 증상등 다양한 행동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원인이 명확하여 치료가능한 치매가 아니라면 치매의 경과를 억제하거나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킬 수 있는 치료제는 현재까지는 없습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인지기능 개선제가 개발되어 치매의 경과를 상당기간 지연시키는 것은 가능하므로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최근은 치매의 치료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더 이상의 진행을 막는 수준까지의 치료도 개발 중이므로 조만간 임상적 사용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현재까지는 치매로 진행하기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의 단계에서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치매의 치료가 그렇듯이 치매를 100% 예방하는 방법도 아직은 없습니다. 그러나 다음과 같은 예방 방법이 치매의 발병을 낮추는데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 규칙적인 운동
2) 금주와 금연
3) 뇌건강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 견과류를 포함한 고른 영양 섭취
4) 고혈압, 당뇨와 고콜레스테롤혈증등 뇌혈관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내과적 질환의 관리
5) 스트레스를 줄이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여가활동을 즐기기
7) 독서와 같은 지속적인 지적 활동.
6) 정기적인 치매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