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조현병(정신분열병)을 고치지 못하는 병, 정신과에 입원해야 하는 병,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무서운 정신과 질병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편견이 조현병 환자에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선이며 사회에 적응하려는 의지를 막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있지 못합니다.
완치가 어려운 질환은 맞지만 불가능한 것도 아니며, 뉴스에 나오는 것처럼 무서운 환자가 아니라 오히려 여리고 상처받기 쉬운 분들이 많으십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조현병 환자들의 치료뿐 아니라 환자분들의 사회적응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조현병이란 사고, 감정, 지각, 행동등 뇌 기능의 전반적인 영역에서의 이상 증상을 유발되는 정신질환입니다. 조현병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흔한 병이며 전 세계적으로 매년 약 200만명 정도의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현재 50만명 정도가 현재 조현병이거나 앞으로 조현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됩니다.
조현병의 원인에 대한 학설은 매우 많지만 뚜렷한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유전자 이상, 출생 시 뇌 손상, 바이러스, 신경독소, 영양결핍, 사회 심리적인 요소 등 다양한 원인적 요소가 제시되고 있지만 아직 어느 것도 확정적이지는 않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타고난 유전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이 스트레스에 노출이 되었을 때 발병한다는 학설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조현병은 환자마다 다른 다양한 증상을 보입니다. 대개 20대에 발병하여 증상이 서서히 진행하므로, 가족이나 친구들은 그것이 병의 초기 단계임을 알지 못합니다. 병이 진행함에 따라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증상을 보이게 됩니다.
1) 환청 : 옆에 아무도 없는데도 누군가 자신에게 이야기를 하는 것처럼 느끼게 됩니다. 대개 자신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욕을 해대거나 명령하는 소리를 듣게 되는데 '텔레파시'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2) 망상 : 누군가가 자신을 해치려 한다는 피해망상, 누군가 자신을 조종한다고 믿는 조종망상, 자신이 예수나 특별한 존재라고 믿는 과대망상등이 있습니다.
3) 비논리적인 사고를 보여 보통의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말을 하게 됩니다.
4) 기이한 행동을 보여 혼자서 누군가와 대화 하듯이 중얼거리거나 이상한 자세를 취하기도 합니다.
5) 결국 대인관계가 어려워지고 직장생활을 포함해 일상생활을 해나가기가 어려워지게 됩니다.
조현병은 주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균형 장애로 인한 뇌의 질환이므로 꼭 약물치료를 받으면서 환자에게 적절한 정신사회적인 치료를 병행해야 합니다. 최근 정신약물학의 지속적인 발달로 인해서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이 적은 좋은 약물들이 많이 개발되었습니다. 약물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었더라도 일정한 기간이상 약을 꾸준하게 복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직까지도 조현병의 완치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과거와 달리 꾸준한 치료를 통하여 환자의 독립적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사회생활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조현병을 극복하고 세계를 돌며 자살예방 프로그램에 적극 활동하고 있는 조니 벤자민(우)와 그에게 희망을 주고 곁에서 도와준 친구 닐 레이본(좌)